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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시대 핵심 자산 '표준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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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22회 작성일 23-10-0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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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은 다임러(현 메르세데스-벤츠그룹)가 노키아의 통신 표준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해 독일 전역에서의 다임러 차량 판매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통신 회사와 자동차 회사 간에 발생한 이 사건은 이듬해 상호 간 라이선스 계약 체결로 종료됐으나, 전(全) 산업계에 통신 기술 표준특허의 확장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연결'을 기반으로 한 혁신의 시대, '초연결시대'에 진입함에 따라 '연결'을 담당하는 5G 등 통신기술 표준특허의 힘이 막강해지고 있다. 전통산업군도 자율주행차, 스마트로봇처럼 '연결'을 바탕으로 고도화되면서 표준특허의 영향 범위 내로 들어왔다. 양자, AI 등 '연결'을 전제로 한 신흥 기술에서도 표준화 논의가 활발하다.

표준특허는 표준에 맞춰 제품을 만들 때 반드시 사용하게 되는 특허 기술이다. 종종 특정 지역에 도달하기 위해 통행료를 내고 지나야 하는 톨게이트에 비유된다. 표준특허 내용에 표준기술을 포함하고 있어 침해 입증이 간편하며 안정적인 로열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경제적 가치가 대단히 높다.

2022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표준특허의 경제적 가치는 일반 특허의 12배 이상이라 한다. 실제로 미국 퀄컴사(社)는 표준특허 기반의 라이선싱만으로 매년 조 단위의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주요국은 표준특허 확보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2021년에 '국가 표준화 발전요강'을 수립하는 등 표준 경쟁력 강화 정책을 추진한 결과 현재 5G 표준특허 보유 건수 1위 등 표준특허 최강국에 올라섰다. 미국은 올해 5월 '핵심·신흥 기술에 대한 국가 표준전략'을 발표하는 등 그간 민간에 일임하던 국제표준화를 정부에서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제조업이 국가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우리의 경우 표준특허를 보유한 해외 기업으로부터의 로열티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대차·기아는 통신 표준특허의 라이선싱을 대행하는 글로벌 특허 관리 전문기관인 아반시(Avanci)에 커넥티드카 구현을 위한 통신 표준특허 사용료 약 2000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주요 5대 표준화 기구 기준으로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표준특허를 많이 보유한 국가이나, 우리 표준특허의 88% 이상을 삼성과 LG가 갖고 있어 소수 엘리트 기업의 활약만으로는 전 산업에 미칠 표준특허로 인한 충격을 견디기 힘든 상황이 예측된다. 기업, 대학, 공공연 등 각 R&D 주체가 표준특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창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특허청은 2009년부터 표준특허 창출을 위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표준특허 관점의 유망 기술을 발굴해 민관 R&D 기획을 지원하고 있으며, 중소·중견기업 등을 대상으로 표준특허 확보 전략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도심항공교통(UAM) 분야 R&D 기획을 지원하는 등 표준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를 넘어 국토교통부와도 새롭게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표준특허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특허청에서 시행하는 국가 표준특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 노력에 우리 산학연도 힘을 합쳐 격랑의 시대를 현명하게 헤쳐나가길 기대한다.

[이인실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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